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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포임팩트 후기
    PS 빼고 다 하는 abra/KAIST 2024. 12. 7. 18:52

    0. 테크포임팩트란

    이 수업은 자신의 일을 통해 직접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회 혁신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활동이 기술을 통해 더 확장될 수 있도록 기술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수업입니다.
    (CS492 전산학특강 <테크포임팩트> 실라버스)

    전산학부 전공선택 과목. pass/fail 과목이라 성적 부담은 없다.

    다양한 사회문제와 관련된 주제가 6개 있었는데, 1~6지망과 함께 지원서를 제출하면 선발 결과가 나온다.

     

    1. 사건의 발단

    몰입캠프가 끝나갈 무렵, 테크포임팩트 수업을 신청하라는 메일이 왔다.

    몰입캠프 마지막 주 강연에서도 류교수님께서 오셔서 문해기와 테크포임팩트를 열심히 홍보하고 가셨었다.

    고민을 좀 하긴 했는데 몰입캠프 하면서 개발 좀 공부했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신청했다.

    작년에 수강한 선배들한테 물어보니 팀에 따라 로드가 바뀐대서 팀원을 조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RUN에서 열심히 사람을 모은 뒤, 1~6지망을 통일해서 제출하기로 했다.

    결과는 떨어진 사람도 있었고, 다른 조에 배정받은 사람도 있어서 우리 팀은 나 포함 4명의 RUN 회원이 잠복했다.

    다른 조에 배정받은 우리 부회장은 드랍했는데 학기 내내 그를 부러워했다...

    몰입캠프 신청할 때 '이거 하고 나면 나도 개발 고수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테크포임팩트를 시작했다.

     

    2. 전개

    개강한 주, 원래 수업시간인 금요일 4~7시를 포함한 금~토 1박 2일간의 개강캠프가 진행되었다. 금요일 아침부터 가야돼서 문해기 첫 수업을 째야했고, 토요일 학원 일정도 대타를 구해야 했다. 장소도 카카오 AI캠퍼스라서 이동시간도 꽤 걸리는데, 어차피 다음날에 SNUPC 놀러가기로 해서 오히려 좋았다. 귀찮아서+사회성이슈로 째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지만 가보니 시설이 너무 좋아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참이긴하다)

     

    팀원은 7명이었는데, RUN 사람들 외의 3명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 어색했다.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후에 좀 어색함이 가셨다. 펠로우와 멘토님도 만나서 주제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하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토의했다.

    우리 팀의 주제는 재사용으로, 서로 안 입는 옷을 교환하여 과소비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21% 파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나는 작년 여름에 친구들이랑 성심당 근처에 놀러갔다가 21% 파티를 처음 알게 됐었는데, 공감이 많이 가서 인상깊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펠로우님의 활동 소개를 들은 후, 여러 의문이 들어 질문을 하던 과정에서 뭔가 소통이 원할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었다. 정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던 때라 피해망상이 올라왔다.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을까?

     

    문제 정의와 역할 분배 등등을 마치고 개강캠프를 마무리했다.

     

    3. 위기

    프론트엔드를 맡아 개발을 시작했는데, 문제가 많았다. 우선 개발에 능숙하지 않아 속도가 너무 느렸다. 그런데 시간까지 없었다. 런 가을대회 운영과, 문제해결기법으로 인한 무려 80팀의 ICPC 등록으로 정말 너무 바빴다. 잠도 못자고, 밥도 안먹고, 수업도 안가고 일만 했고 정신상태가 너무 피폐했다. 그래서 테크포임팩트에서 내가 맡은 일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정신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

     

    4. 절정

    런 가을대회, 중간고사, ICPC 등록 및 예선이 모두 끝나고 시간에 여유가 생겼음에도 여전히 테크포임팩트 일을 하지 못했다.

    내가 맡은 일을 하나도 수행하지 못하니 회의도 가기 무서워졌고, 점점 회피만 느는 내가 폐급으로 느껴져서 심각한 우울감에 빠졌다. 무기력과 우울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인간 관계에서도 균열이 좀 있었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갔고, 약을 받아왔다. 약을 먹으니 무기력함이 조금 덜해져서 일을 아주 조금 할 수 있게 됐다.

    그렇지만 여전히 팀 내 폐급인건 변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건(팀 입장에서는 전혀 다행이 아니지만) 나만 폐급인건 아니고 나의 든든한 RUN 친구들도 같이 일을 안해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5. 결말

    최종 발표일까지 저런 상태로 어찌저찌 프로젝트를 끝냈다. 다른 팀원들이 하드캐리해줬다. 마지막날은 그래도 좋게좋게 끝냈다..

     

    테크포임팩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자기가 관심 없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하면 망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옷에 큰 관심도 없고, 이런 앱을 만들어서 정말로 세상이 바뀔거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열정이 없었다. 애초에 3학점 꿀빨러 온거였다..

     

    역시나 개발 고수는 전혀 되지 못했다. 몰입캠프 때는 그래도 하루종일 모든 시간을 몰입캠프에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해보고 공부할 수 있었는데, 테크포임팩트에서는 그저 GPT 발사대가 되었다. 특히 학기초에 너무 바빴기 때문에 첫 단추부터 완전히 잘못돼버렸고, 그것을 감당할 정신력이 없어 죄인이 된 기분으로 최종 발표까지의 매일매일을 보냈다. 한 학기동안 배워간 것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펠로우님과 카카오 멘토님들도 있어 현업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내가 프로젝트에 많이 기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현실의 문제를 위한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보람찬 느낌이 들었다.

     

    개발은 언제쯤 잘하게 될까. 만들고 싶은 것을 가볍게 숨쉬듯 만들 수 있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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