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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발표 수행 - 빅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PS 빼고 다 하는 abra/서원고 2022. 5. 22. 01:20
독서 과목의 수행평가로 '빅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독서 수능특강에 있는 지문을 하나 선택하고 그에 대해 확장하거나 심화된 내용을 조사해 발표하는 수행이었다.
발표 날짜는 가위바위보를 통해 결정되었고, 그 순서에 따라 지문을 고를 수 있었는데 가위바위보를 계속 져서 결국 맨 마지막에 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지문은 2순위로 원하던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설명한 글을 선택할 수 있었다.
처음 구상은 지문 내용 요약 후 파이썬과 연관지어 설명하자는 거였는데 다른 애들이 발표하는 것을 보다보니 제한시간 10분이 꽤 긴 것 같이 느껴졌고, 조금 다르게 구성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성을 조금 바꿔 '빅 데이터'라는 큰 얘기에서 시작해 데이터베이스와 파이썬으로의 구현으로 점점 좁아지는 형식으로 만들게 되었다.
원래 발표를 잘 못해서 압박이 좀 있었다. 시간제한 10분~12분이라는 점도 많이 신경쓰였다. 그래서 내용을 많이 늘리다보니 구성이 좀 흐트러진 모습이 되어버려서 다 만들고 보니 흐름이 망해버렸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다행히도? PPT를 제출하러 갔더니 국어쌤께서 너무 길다고 시간 안에 다 못한다고 좀 줄여오라고 하셔서 점심시간에 좀 정리했더니 훨씬 마음에 들었다. 혹시나 싶어서 노트북을 가져가길 정말 잘했다. 원래 PPT는 만드는 데 들었던 시간이 아까워서(무려 당일 새벽 6시까지 만들었다;;) 생기부 쓸 때 참고용으로는 원래 PPT를 드리고 왔다.
독서발표-과학기술04-이예린.pptx2.61MB독서발표-과학기술04-이예린-생기부용.pptx2.63MB우리쌤이 발표 후 질문을 다른반에 비해 빡세게 하기도 하고 먼저 발표한 친구들 말 들어보니까 발표할때 거의 노려보고 계신다던데 다행히 나는 조금 사랑받고 있어서 그런지 부드러웠다(?) 다른 애들 질문 받는거 봤을 때 나도 저런 질문 받으면 울면서 답하겠다 싶었을 정도였는데 질문도 다 예상한 질문이었고 노려보고 계시지도 않아서 다행히 잘 대답했다.
그치만 발표 목소리가 작고 덜덜덜덜 떨면서 발표하는건 지적들어오더라. 근데 사실 이정도면 많이 나아진건데;;ㅋ.... 초등학교때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발표할 때 다른 애가 와서 바로 옆에서 내가 뭐라 말하는지 듣고 전달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그 바로 옆에서도 잘 안들려서 몇번씩이나 같은 말을 반복했어야 했다. 동아리 같은거 하면서 나아졌나? 암튼 발표가 끝나고도 다음 시간까지도 계속 오들오들 떨었다..ㅋ..... 이래서 국어 발표 수행 점수는 1점은 기본으로 까인다고 생각하고 본다..................ㅠ
그냥 갑자기 생각난 건데, 어쩌면 내가 프로그래밍을 좋아하게 된것도 이런 극심한 내향적인 성격이 한몫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누군가가 날 보고있으면(어쩌면 보고 있지 않더라도) 문제를 잘 못푼다. 아무리 잘하던 것이라도 개방된 장소?에 있으면 잘 못하게 된다. 그래서 줌으로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할때도 각도나 화질을 일부로 잘 안보이게 설정하고 그랬다. 코로나로 고등학교는 짝꿍 없이 수업을 들어서 너무 좋다. 시험볼때도 감독관쌤이 보고있다고 느껴지면 괜히 신경쓰이고 그런다. 고등학교 올라왔더니 코로나 탓인지 학교차이인지는 몰라도 감독관이 한명씩만 들어와서 정말 훨씬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정보는 이 모든게 없다. 듬직한 모니터가 다른 시선들로부터 보호해준다. 혹시 화면이 보일지라도 프로그램의 전체는 볼 수 없다. 화면에 보이는 그 일부분만으로는 내 코드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말도 안되는 코드인지는 알 수 없다. 나와 컴퓨터만이 안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제출한 결과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글로 쓰다보니 어쩌면 내향적인 성격 외에도 완벽주의 성향이나 강박증이 작용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난 이러한 환경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코로나와 함께 등장해버린 화면녹화가 처음에는 상당히 신경쓰였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그래도 누가 보고 있다는게 실감나진 않아서인지 별로 신경쓰진 않는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때 공모 대회에서 상을 받았었다는 것과 인간관계가 괜찮다는게 놀랍다.
아무래도 공모 대회에서의 발표는 심사위원들이 모르는 사람이고, 잠깐보고 말 사이이기 때문에 좀 괜찮았던 걸까? 계절학교에 처음 들어갈때는 면접관 중 김O렬 교수는 알던 사람이었는데, 저 사람은 날 모를거라는 생각 덕분에 괜찮았던 걸까? 나에게 가깝게 느껴지는 사람일수록 깊은 얘기를 하지 않으려는 성향도 보면 어쩌면 이 이론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적당히 많고 쌤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학교라는 시스템 속에서 적당한 모범생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계절학교에서는 중등부 대상이라는 타이틀 덕분인 것 같고. 초면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 횟수를 한 손으로도 여유롭게 셀 수 있을 정도인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먼저 말을 걸어준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사회적으로 바뀌었다는(타협했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때까지 친구들은 나에게 손끝도 댈 수 없었는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시국인 고등학생때부터 서서히 바뀌어 지금은 졸리다고 기대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 와우 놀라운 발전! 그리고 예전 카톡들 보면 내가 봐도 무서운 딱딱하고 차가운 말투인데, 그 말투로 살벌한 농담을 해도 손절치지 않아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어쩌면 지금의 말투도 나중에 보면 무서워 보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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